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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2016), 그 아름다운 서사

by 혜안과 통찰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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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영화 동주, 2016>

한국은 비교적 최근에 외세의 침략을 받은 역사가 있다. 그것에 항거하고자 하는 각계각층의 독립투사들이 있었고, 문학 예술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 윤동주에 대한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1. 감독 이준익

이준익 감독의 동주라는 영화는 자칫 윤동주 우상화로 치달을 수 있는 인물영화의 한계를 뛰어넘고, 그에 맞서는 캐릭터 송몽규를 심도 깊게 그려냄으로써 윤동주의 온전한 모습을 그려냈다. 마치 모차르트 영화가 살리에리에 중점을 둔 것과 비슷한 효과이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가 몽규와 아버지, 백석, 강처중, 쿠미 등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자아상을 형성하고, 그의 작품세계에 그들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면밀하게 관찰한다. 윤동주의 사촌 형인 송몽규 역으로 열연한 박정민은 위 포스터에도 등장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리고 윤동주의 삶에서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필모그라피를 보면 그의 정치적, 예술적 성향을 알 수 있다. 간첩 리철진(1999), 아나키스트(2000), 왕의 남자(2005), 님은 먼 곳에(2008), 평양성(2011), 소원(2013), 사도(2015), 박열(2017), 자산어보(2021). 퀴어 영화를 찍기도 했으며, 아나키즘 영화도 찍었고, 코미디 사극도 많이 찍었다. 공통적으로는 반전사상이 보인다. 그리고 반국가주의라고는 할 수 없지만, 국가주의적 색채가 굉장히 약하다.

2. 시인 윤동주

연세대학교에 가면 윤동주 시비가 있다. 그리고 연세-삼성 학술정보원 로비층에는 윤동주의 시집이 전시되어 있다. 윤동주는 연세의 자랑이다. 윤동주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연희전문학교라고 불렸다. 윤동주와 송몽규의 모교인 연세대학교에서 이 영화의 쇼케이스가 개봉 전에 열리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역사이지만, 동주에게 있어서 1900년대 초반 한반도의 상황은 실제이고 현실이었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했고, 그것이 개인사가 될 뿐 아니라, 국가사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어찌 보면 이 시대의 인간보다 더 고난 앞에 섰기 때문에, 더 성숙해지기를 요구당했던 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전쟁과 억압의 시대 속에서도 문학적 열망은 식지 않는다는 것을 한국인들은 여러 저항 문학을 통해 보여주었고, 그 대표적인 사람이 동주이다. 그는 오래 기억에 남을, 역사적 사료를 남기었고, 현대인들은 그 작품집을 통해 당시를 더듬어 알아간다. 

3. 이 시대의 동주

이 시대는 윤동주를 기억하려고 한다. 여러 해 전, 무한도전에서 혁오밴드와 개코 그리고 황광희가 '당신의 밤'이라는 노래를 지어 부르기도 했는데,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모티브로 한 곡이다. 윤동주의 문학작품은 교육과정에서 그리고 대학 교양과정에서 줄곧 가르쳐진다.

시대는 바뀌어 한반도에는 해방과 광복이 임하였지만, 여전히 이 땅에서는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이 많다. 말과 글의 힘을 통하여서 세상을 변하 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용기 있는 자는 길거리에서 외치기도 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은 유튜브를 하기도 하며,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자는 책을 출간하기도 한다.

동주는 매 시대에 필요한 인물상이다. 우리가 그의 비폭력적 방법의 한계, 그리고 창씨개명의 수락등에만 초점 맞출 것이 아니라, 폭력적 방법을 뛰어넘는 문학의 힘, 그리고 창씨개명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고 독립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점들에도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4. 나가며

영화에서는 잘 그려지지 않았지만, 윤동주는 간도에서부터 개신교계 학교를 다녔고, 이어서 숭실학고, 연희전문학교, 릿쿄대학 등 개신교 학교만을 다녔다. 그의 '십자가'를 읽어보아도 그가 개신교적 사고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 한편만 보고 윤동주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물 연구는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윤동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만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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